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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나는 무엇이 그리도 알고 싶을까?
위 문장형식을 다르게 하면
나는 무엇이 그리도 궁금해서 책을 읽을까?
책읽기
때때로 책읽기를 빠지다보면(리포트를 내기 위한 책읽기가 아님) 그 목적을 잃는다
다시 말해 책 속에서 길을 잃는다
내가 무엇을 위해 책을 읽고 있었는가는 뒷전으로 처진 채
마냥 책을 읽고 있다.
그렇게 책을 다 읽고는
양에게 풀을 다 뜯어 먹게 한 유목민처럼 다른 목초지, 다른 책으로 옮겨간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냥 읽고 싶어서 읽는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나면 후회가 앞선다
시간과 돈을 써가며 책을 읽는 내게도 미안하고
애써서 책을 쓴 저자와 책을 낸 출판사
무엇보다 책을 만들기 위해 희생당한 나무며
여타 서식지를 빼앗긴 수많은 곤충들에게도 미안하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 책을 읽는다
미안하지 않기 위해, 내 자신에게 당당하기 위해
책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 두 눈을 부릅뜨고 읽는다
저자들은 언제나 함정을 판다
그 함정 속에 어리석은 독자가 빠지기를 은근히 바란다
그리고 여지없이 독자는 함정에 빠지고 만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의 명언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만 안다.”
처럼 “나는 내가 함정에 걸렸다는 것만 안다.”
어쨌든 저자가 놓은 덫에서 겨우겨우 빠져나온 나는
책에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책은 내가 원하는 것을 주지 않는다
책은 내가 원하는 것을 줄듯 약 올리며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비껴나간다.
그리고는 혀를 쑥 내밀어 “메롱”이라고 한다
책을 사이에 두고
저자와 독자는 따로 꿈을 꾼다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이 주고 싶은 것만을 주고
독자는 책을 통해 자신이 읽고 싶은 부분만을 읽는다
그래서 독자는 자신에게 맞는 저자를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독자를 만나기가 힘들다
요즈음 풀과 나무, 새와 동물에 대해 마음을 두려 한다
내가 풀과 나무에 대해 마음을 두는 이유로는 세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내 병
의사들이 모른다는 베체트병을 스스로 치료하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내 아이 은우에게 쉽게 알려주고자 함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연의 경이로움
순간순간 내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움에도 맹인처럼 헐레벌떡 지나쳤던
내 자신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목표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목표에 딱 부합하는 책을 찾기가 힘들다
시간에 쫓겨 리포트를 낼 작정이라면 어찌어찌 끼워맞출 테지만
느리더라도 좀 더 알아내고 싶은 만큼
내 지식을,
내 아이의 머리를 누더기로 만들기는 싫다
그래서 그 방면에 나보다 먼저 간 이들의 도움을 얻고자 했으나
내 몸에 맞는 책을 찾지 못했다
결국은
이런 저런 책들을 하나로 합하고 나의 느낌을 더해
또 다른 책
남들에게는 이해될 수 없고 나에게만 충분한 책, 나무와 곤충에게 미안한 책
진천용이란 이름을 걸고 진천용의 책을 지어내야 한다
사실 저자가 쓰는 모든 책은 저자 자신을 위한 책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책만을 쓰려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보론
우리나라의 학문은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
모든 게 두루뭉수리 하다
“생물학”
이 얼마나 거대한 말인가?
수많은 식물과 동물, 미생물까지 배운다니
동물학만 해도 척추동물학, 조류학, 곤충학 등 얼마나 다양한가
그래서 생물학이란 이름을 달고
출판된 책들은 대부분 동물학에서 식물학 생태학까지
여기저기 찝쩍거리고 다닌다
한 분야를 깊이 파지 않으니 독자는 아무리 읽어도 가려운 부분이 시원할 리 없고
저자는 한 챕터를 쓰고 쫓기듯이 다름 챕터로 서둘러 옮겨가니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안해보이기 까지 한다
“저 사람이 진짜 알고 쓴 건가? 아니면 이 책 저 책에서 짜깁기 한 건가?”
저자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지면이 부족하고
독자는
읽을거리는 없는데
책이 끝나 있다
저자와 독자 사이는
아무 말도 없이 서로가 서로의 시간만 잡아먹는다
이 책을 읽고 건진 한 구절
생물을 구성하는 각 부분들이 나타내는 특성은 전체 시스템에서 그것들이 보이는 특성과 같지 않다.
1. 생물학의 시대가 도래하는가?
2. 왜 생물학인가?
3. 생물과 생명의 존재성
4. 현대 생물학의 조류
5. 21세기 생물학의 비전
6.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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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ste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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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여] 천 명의 눈 속에는 천 개의 세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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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os & Bo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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