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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과 달리 비평은 어렵다. 소설에 비해 신문기사 작성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처럼.사람은 저마다 다 자기에게 맞는 글쓰기가 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건조한 글들을 써 내는 것이 더 어려웠다. 여러 글쓰기를 시도해 본 결과가 그랬다.비평이 어려운 까닭은 서평처럼 나의 느낌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예리하게 잡아내고 꼬집어 내야하는 데 있다.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 하기보다는 그냥 내가 조금 더 손해보는 쪽을 택하는 성격인지라 비평은 투덜대는 느낌의 글인 듯 해서 언제나 손대기가 어렵게 느껴진다.하지만 올바른 비평은 쓴소리, 악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소잃고라도 외양간을 고칠 수 있도록 방비의 역할을 해낸다. 잘 쓰여진 비평을 보고 부러워지는 까닭도 거기에 있겠다. 비록 나는 잘 쓰지 못하는 장르이지만 멋지게 비평문을 써내는 그들의 글력을 2010년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수상집으로 구경했다.매년 이렇듯 비평상이 주어졌던 것 같은데, 올해에 들어서야 알게 되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세상에는 이토록 많은 글 고수들이 살아가고 있나보다. 생활의 달인 편에서 글의 고수들도 다루어 준다면 몇 달을 방송할 수 있지 싶은데, 제보해볼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게 만든다. 그들의 맛깔난 비평들 중 어느 것은 공감이 가고, 또 어느 것에는 동의 할 수는 없지만 반대편에선 이들의 조리있는 생각을 엿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우선 대상작인 [웰컴레인을 내려주세요]는 재미있게 보았던 프로그램인 일밤 단비에 관한 비평이었는데, 도네이션 프로그램을 보듯 그저 재미있게만 보았던 나와는 달리 누군가는 이토록 치열하게 분석하며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먼저 놀랐다. "착한 예능","공익버라이어티"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는 일밤에 대한 일침은 비오는 날의 번개처럼 날카로웠는데, 스윗하지 못한 면에서 웰컴레인을 꿈꾸는 내일까지....비평자의 논점은 논리적이었다.그 외에도 버라이어티부터 시트콤,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일반인들이 작성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문적이고 짜임새 있는 글들의 행진에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었는데, 같은 프로그램을 갖고도 다른 생각을 짜낸 이들의 글솜씨는 놀라울 정도다.비평이라고 해서 비판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잘하는 구석은 칭찬하고 부족한 구석은 소금을 뿌리면서 새살이 돋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 31명의 글솜씨게 박수를 보내면서.....일반인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글들에서도 촌철살인의 한마디 한마디가 묻혀져 있어 놀라울 따름이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에 응모된 비평문 중에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수상작과 입선작을 묶어서 발간한 시민의 비평집이다. 과거 방송비평의 주류를 이루던 도덕적·윤리적 평가에서 벗어나 매체 미학, 장르, 서사 분석 등 다양한 관점과 방식으로 이루어진 시청자들의 방송비평은 비평 자체로서 의의를 지닐 뿐만 아니라 방송제작 현업에도 지침이 되고 있다.

최우수작
일반부문
웰컴레인을 내려주세요진희정
「일요일 일요일 밤에」 내리는 ‘단비’

학생부문
연예인 자살 보도, 죽음은 없었다이다은
MBC 「섹션TV 연예통신」(2010.4.2 방송) 등을 보고

우수작
일반부문
「무한도전」, 한국형 리얼 버라이어티의 진화권명국

진실은 언제나 이렇게 웃음과 함께박상린
MBC 일일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미실의 탄생김창훈
MBC 월화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을 통해 본 한국 드라마 악역의 계보

연옥의 코미디한재연
MBC 일일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관한 몇 개의 노트

학생부문
무릎팍 도사님, 진로에 고민이 있어 찾아왔습니다김승환

스튜디오가 너무 뜨거우면 시청자는 차가워진다황인찬
SBS 「강심장」 비평

가작
일반부문
가족 시트콤의 정치적 보수주의: 내밀한 작용, 모멸적 시선, 질식된 전망엄관식
MBC 일일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비평

어디에, 어떻게 ‘집중’할 것인가박석훈
KBS 제1라디오 「집중 인터뷰」를 위한 새로운 과제 설정

한국형 최초 첩보 드라마 「아이리스」유지연
솔직하지도 못하고 촌스럽기까지 한 아이리스

문화 프로그램에 필요한 시선 「감성다큐 미지수」김보경

고용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희망을 말하다최시정
MBC 월화 드라마 「파스타」

권위를 벗어라, 그 속에 토론이 보인다김경태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

학생부문
겁쟁이가 된 KBS 「9시 뉴스」최진오

꿈을 잃은 고등학생의 ‘뒤틀린’ 현실에 대한 노골적인 리얼리티육지민
KBS2 월화 드라마 「공부의 신」 비평

‘엣지’ 있게 군림하는 패션인의 불편하지만 귀여운 허영강지윤
SBS 주말 드라마 「스타일」

진정성은 별을 빛낸다조선태
Mnet 「슈퍼스타K」

입선작
현실과 꿈, 그 서글픈 맛의 버무림안수경
「지붕 뚫고 하이킥」, 현실을 소비하고 꿈을 아껴두다

두려움도 고통도 없는 전쟁이태연
한국전쟁 드라마 「전우」와 「로드 넘버원」의 明과 暗

관습적 해피엔딩에 하이킥을 날리다정하영
MBC 일일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사극 속 여성, ‘살리에리의 슬픔’과 마주하다조수빈

MBC, ‘스페셜’을 버려라이은규
「MBC 스페셜」 ‘목숨 걸고 편식하기’의 구성 분석을 중심으로

시간을 달리는 TV조은미
SBS 「패밀리가 떴다」(1기) vs KBS2 「1박 2일」

웃음과 감동, 낯선 공간에서 두 마리 토끼 잡기경진주
MBC 「단비」와 SBS 「패밀리가 떴다」를 중심으로

페르소나를 벗고 실체와 소통하는 공간, 탐라김정경
MBC 여름 특선 드라마 「탐나는도다」

일상을 뒤집어라! 예능이 뜨거워진다!조사라
MBC 「뜨거운 형제들」의 시원한 일상 뒤집기

착한 드라마 「찬란한 유산」 속 장애아 은우 이야기전옥선
교육의 상상력, EBS 「다큐 프라임」정다슬

흥부를 위한 세상은 없다이준목
드라마 속 경쟁 사회와 성공 신화의 초상

사적 영역의 화려한 귀환오원정
KBS2 「감성다큐 미지수」를 통해 본 사적 영역

「출발! 비디오 여행」이 새로 서는 출발점곽수홍
MBC 「출발! 비디오 여행」

진정한 명의원준수

주파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강민우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KBS 2FM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을 보고/듣고

가장 보통의 존재를 향한 가장 보통의 시선, 「다큐멘터리 3일」김정민

변함없는 스포츠 중계의 식상함한경희

당신의 저녁 식사는 안녕하십니까한지민

음악 프로그램 vs 음란 프로그램정구연
지상파 방송 3사의 음악 프로그램이 보여준 낯 뜨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