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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사 자율동아리 책사랑 독서 토론 도서이다. 지난 김현섭, "수업을 바꾸다" 중 프로젝트 수업 부분에 프레네 학교가 잠깐 등장해서 다음 책을 (별 고민 없이 예스이십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이 책으로 선정했다. 나야 송순재 교수님 이름값 믿고 읽자고 제안했고, 다른 책들과 경합이 붙을 줄 알았는데 선생님들께서 흔쾌히 호응해주셨다. 바쁜 학사일정 중 동아리 모임은 계속 미뤄지고, 앞으로 언급하겠지만 책 자체도 술술 읽히지 않는지라 총무 같은 대표로서 여러 모로 마음이 어려웠지만 어쨌든 모임 날이 임박한 주말에 집중해서 뚝딱 읽어냈다. 결론부터 말하면 프레네 교육학은 혁신학교 논의 그 자체이다.
이런 저런 책을 읽고 강의와 연수를 들으면서 내 나름대로 혁신학교 핵심 논의를 세 가지로 간추려 생각하고 있다. 업무경감+ 수업혁신+ 민주적학교공동체. 프랑스, 독일에서 프레네 교육이 유행할 때 그곳 학교는 한국 학교처럼 관료주의적 업무가 많지는 않았던 듯해 업무경감은 빼고, 이 책에서는 수업혁신 관련 프로젝트 수업 과 민주적학교공동체 관련 학급 회의, 학교 회의 에 주목해서 책을 읽었다.
* 수업혁신: 자발적으로 즐겁게 배우자(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예술, 놀이, 질문, 삶, 실천
프레네 교육에서 자유학습 시간에 마냥 놀게 하진 않는다. 학생은 주간 수업계획서에 맞추어 주제에 관해 세부 관심사나 학습 방법을 정한다. 대부분 모둠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듯했다. 세부 주제를 자신이 정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즐겁게 탐구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며, 학습 후에도 삶과 연관된 실천을 지속할 수 있어 보인다. 학습을 위한 다양한 방법, 자유글쓰기와 그림그리기, 인쇄, 연극과 연주 등도 인상 깊었다. 주입식, 암기식으로 배우는 우리 학생들보다 훨씬 오래남고 지속적이고 즐거운 배움을 하는 듯해 부러웠다. 중요한 지점은 교사는 학생에게 자유롭게 배울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배움이 일어날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주어야 한다. 교사는 일방적으로 강의하지 않고 학생이 필요로 할 때 지원한다.
"이처럼 아이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사물학습에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1. 질문을 자주 하고 탐구열이 있는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표현을 허락하는 정도가 아니라, 적극 권장하는 가운데 학급 안에서 자기 위치를 인정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교사는 아이들의 질문이나 항의에 대해 개방적이고, 비록 처음에 장난처럼 보이는 방해가 되는 듯한 행동도 수용한다" 125쪽.
"아이들의 지식수준은 성숙도와 마찬가지로 1학년 초에 이미 상당한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이들 모두에게 적합한 시기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아이들에게 개념을 익히도록 강요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이들이 "준비된" 적당한 순간, 즉 흥미를 갖는 그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대다수의 교사들이 실패하는 순간에 불안감이나 죄의식을 갖는 것이 문제다. 현재의 학교제도에서처럼 어려운 여건에 처한 교사들에게 완벽한 성공이란 불가능한 것이다. 교사의 입장에서도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실패했다고 바로 자신을 지나치게 질책하지 않는 것이다." 99쪽.
* 민주적 자치공동체: 자율과 책임, 사회적 기술을배우는 학급회의
지난 주 자치 시간에 단합대회 와 축구 라는 주제를 던져만 주고 의지로 담임은 의지를 내어 거의 개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너무나도 똘망하게, 리더십 있게 진행하고 배려하고 경청하는 녀석들 보며 하면 되는구나 싶어 놀랍고 믿음직했다. 작년에도 한 학부모님 말씀을 듣고,엄마처럼 너무 하나 하나 챙겨주니 자율성이 자라지 못했나 싶어 고민이 많이 되었기에 올해는 (믿고 맡기기 참 어렵지만) 작년에 비해 비교적 나름대로 맡기고 기다리려고 노력한다.
특히 교칙 개정 절차를 아직도 밟고 있으며, 발언을 하고 받아들여지기 기대하는 일이 생각보다도 훨씬 어려움을 절감하는 와중에 아래 내용이 와닿았다.
"아이들은 강한 책임의식과 자율성을 키워 나간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존중되어야 할 규칙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규칙을 위한 규칙이 아니라 필요하다고 입증된 그런 규칙들만 있기 때문이다." 154쪽.
""이유나 출처를 모르는 상태에서 금지사항만 난무하는 학교에서는 자기주도권을 갖는 것만으로도 범죄행위가 되고, 자주적 결정, 자유, 책임 같은 것은 상상하기조차 불가능하다. 모든 것이 금지된다면, 아이는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를 수밖에 없다 : 그냥 아무거나 하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각 개인(어른이든 아니든) 스스로 자기만의 근거와 실마리를 찾는 것이 불가피하다."...
자신의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 선택한 기준들에 따라 자기 학습을 기획하는 것- 그것이 프레네 학급 학생들의 학습목표 가운데 하나이다." 37-38쪽.
* 학급당 학생수 감축!! 혁신의 시작
올해는 순한 아이들 24명과 함께 하고 있어서인지 매일 매일이 천국이다.일단 지금으로서는 이들과 마음 먹으면 무엇이라도 할수 있을 듯한 기분이다. 게다가지금껏 크게 화낸적 없이 학급이 잘 돌아가고 있어 보이고,하루동안 한 사람에게 한 마디 이상 말을 붙일 수 있다. 하다못해 급식 배식을 도와주면서라도 눈 한 번씩 더 마주칠 수 있다. 교사가 편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학생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배우는 학교 생활을 위해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혁신의 시작이다.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아래 보고서에서 볼 수 있다.
"물론 덧붙여야 할 것은, 내 조건이 비교적 좋은 편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학급 학생수가 18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유학습 시간에 아이들은 교실 바로 옆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안에는 회화, 인쇄, 리놀조각 등의 아뜰리에들이 있다. 아이들에겐 충분한 공간이 주어져 있다... 이러한 이상적인 조건을 물론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한 명의 교사가 30명의 학생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는 아주 다른 조건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좋은 학습환경만이 아이들의 잠재적, 예술적 재능을 꽃피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모든 동료들에게 권하고 싶다: 각자 근무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발전과 진정한 자유가 가능한 공간 확보를 위해 투쟁하라고." 115쪽.
* 평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내신이나 성취도평가에 의해 움직이는 학생, 학교 평가와 성과급에 의해 움직이는 교사. 외적 보상때문에 너무 순응적으로 말을 잘 듣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고 싶다. 평가가 배움에 대한 동기부여와 책임감 형성과 연결 되는지, 아니면 단순히 학습하라는 억압과 협박 용도로 사용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평가는 기본적으로 학생에게 어떤 배움이 일어났는지, 배워야할 내용을 잘 배웠는지 확인하는 용도여야 한다. 이 논의와 관련하여 영화 "명령불복종 교사"를 추천한다.
"성적평가는 없다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게 만드는 또 한 가지 방법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성적평가를 포기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은 우수한 성적이 아닌, 바로 그 자체 의미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예. 무언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정보를 얻고 싶기 때문에 등등). 의미있는 행위는 항상 만족을 주고, 작업의 성공에 대한 자랑스러움은 우수한 성적보다 중요한 것이다." 244쪽.
선발하거나 서열화하는 평가가 없을 수 있는 학교를 상상할 수 있을까? 학교평가, 성과급, 학업성취도평가... 협박 과경쟁 조장으로 진정한성장과 배움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고나쁜 동기부여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같은 지필, 수행평가 체제는 공부를 질리게 만들고 잘하는 사람이나 못하는 사람 모두 자존감이 떨어지게 만든다. 어른이 되어 책 읽거나 배우고 싶어하긴 할지 걱정이다.
* 아이들의 발달 단계 고려하기: 구체적, 귀납적
작년 전체제안수업 때 세 번 다 1학년을 데리고 수업하면서 내용이 너무 어렵다, 단어가 너무 추상적이다 라는 평을 많이 들었다. 중학교 1학년 수준에 맞지 않는다는 말씀이었을 테다. 아직 초등학교 티를 벗지 않은 중학교 막내 1학년들은 확실히 아직 구체적이고 귀납적으로 배우는데 익숙하지 않았나 싶다. 임고 준비할 때에도 중 2, 3학년 정도 되어야 발달 단계 상 논리적이고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하다고 배웠다(콜버그?). 학생의 발달 단계에 맞는 학습 방법, 관심사에 따른 주제 설정과소재 선정을 하고 있는가. 프레네 교육에서는특히 초등학교 실천 내용에서 사물학습 을 통해 구체적이고 귀납적으로배움을 돕고 있어보인다.
* 적용하고 싶은 점
- 종례일보-> 학급신문화: 자유글쓰기로 자기 이야기할 수 있도록 딕싯카드를 활용해볼까 함.
- 사회실천창의상상프로젝트와 학년제안수업에 관한 아이디어들.
- 일상 속에서 교사가 학생을 존중하고 용납하고 기다려주는 태도, 학습 환경 구축을 위해 필요할 때에는 요구하고 투쟁하는 태도.
- 교육과정재구성, 수업혁신, 평가혁신+ 다른 학급이나 학교와 교류하며 배우기, 학교 밖으로 나가 배우기.
이 책을 읽자고 책사랑 선생님들께 제안했던 걸 엄청 매우 후회했다. 바로 번역 문제 때문이다. 추측컨대 전문 번역가가 아니라 송순재 교수님 이하 대안 교육 관심자들이 교육혁신운동 초창기에 스터디용으로 돌아가면서 번역 발제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프랑스어나 독일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번역기를 돌렸을까, 발제문을 만들 때 시간 여유가 없어서 급하게 번역했을까 별별 생각을 다 했다. 2002년에 출간한 책이니 이제는 절판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로 출판계에서는 오래된 책이기도 하다. 비문과 것 이 많아 한 문장 한 문장을 넘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신경 쓰였고 읽기 어려워 아쉬웠다, 정말 좋은 책인데. 책 자체도 보고서 부분이 많은데문체가 투박한 느낌이었고 그 부분은 글씨가 작아 읽기 다소 어려웠다. 아무튼 총체적으로 번역문에 신경 쓰다 보면 내용 이해하기에 속도가 나지 않아 약간 멘탈을 놓고 읽었다. (252쪽과 340쪽은 인쇄가 되지 않은 백지이다.)
초판이 나온지 꽤 되었으니 "덴마크 자유학교"처럼 번역과 편집을 보완해 개정판을 내면 어떨까 싶다. 혁신학교에서 근무하는교사로서는 공립학교에서의 교육혁신을 고집하며 고군분투했던 이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공감도 되고 배울 점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앞에서 말한 바 있듯이 어려움이란 극복되기 위해 있는 것이다. 프레네 교육, 그것은 수업기술을 도입해서 정규 학교 내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프레네와 그의 지지자들은 일부러 국, 공립하교에 남아 있었다. 이들은 사립학교나 모형학교 그리고 대안학교를 거부한다. 이들의 목표는 국, 공립 일반학교를 학생들을 위하는 쪽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사회적인 욕구뿐 아니라 학생들의 욕구에도 조응하게 하려는 것이다." 339쪽.
제1장 셀렝스땡 프레네의 교육 철학이 학교 공동생활에 미친 영향
1. 능동적인 아이들-새로운 사회를 위하여...23
2. 프레네 교육학의 기본이념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28
3. 프레네 교육학의 기본이념 실천이 학교제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43
제2장 학교의 일상생활에서 찾아본 사례들
1. 초등교육 단계의 방법과 수업 사례...61
2. 중등교육 단계에서의 가능성...161
3. 교과서 대신에 학생들의 흥미를-외국어교육 실천사례를 통해서...211
4. 수업을 조직하기...269
5. 장애가 되는 어려움과 문제점에 대하여...296
제3장 독일의 프레네 교육
1. 독일과 프랑스의 학교상황 비교...315
2. 실현 가능한 것은 무엇인가?...325
3. 독일의 프레네 교사들이 원하는 것...333
4. 더불어 앞으로 나아가기...348
5. 프레네-운동의 조직형태...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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